<논평>
이명박 정부는 대한민국 정부임을 포기하는가
정부와 한나라당이 한미 쇠고기 협상의 장관 고시는 오늘, 관보게재는 내일 강행하기로 했다. 미국과의 신뢰문제 때문에 더 이상 고시를 늦출 수 없다는 것이다. 국민의 신뢰보다 미국 정부와의 신뢰, 미국 육류수출업체와의 신뢰가 더 중요하다는 한나라당과 정부의 자기 고백에 분노를 금치 못한다. 국제적 신뢰라는 것이 국내적 신뢰 없이는 성립 불가능하다는 것을 아직도 모르고 있다는 말인가.
지금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장관고시 강행은 논리적, 법적 모순에 직면해 있다. 이들은 미국과의 추가협상이 재협상에 준하는 내용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지난 4월 협상 이후 장관고시 전에 의견수렴을 절차를 거쳤던 것처럼 이번에도 국민들의 의견수렴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는 것이 법적 강제다.
그러나 정부는 의견수렴 절차를 생략하고 장관 고시, 관보 게재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결국 의견수렴 절차 생략은 이번 추가 협상이 재협상에 준하는 내용이라는 말이 거짓이라는 것을 정부 스스로 자인하는 것이다.
또 협상 원본의 공개, 국민들과의 토론 없이 고시부터 일단 하고 보는 정부와 한나라당의 행태는 논리도 상식도 없는 막가파식 행태라고 밖에 달리 지칭할 단어가 없다. 미국 USTR은 ‘논의(discussion)’라 하고 정부는 ‘협상(negotiation)’이라고 발표한 내용 사이에는 엄청난 간극이 있다. 그러나 정부는 원본 공개는커녕 광우병국민대책회의의 공개 토론마저 거부했다. 사실의 공지와 토론을 거부하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을 어찌 대한민국의 정부와 여당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이명박 대통령은 촛불이 분수령에 서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국민들의 눈에는 분수령에 서 있는 사람은 바로 대통령이다. 즉각 장관고시-관보게재를 중단하고 재협상을 선언하라. 그렇다면 정권의 위기는 극복될 것이다. 그러나 장관고시-관보게재를 강행한다면, 대통령은 정권의 위기가 무엇인지를 가혹하게 겪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흔드는 사람이 누구인가. 국민들에게 가혹한 선택을 강요하고, 국민들보다 부시 미 대통령과의 의리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명박 대통령, 바로 당신이다.
2008년 6월 25일
진보신당 대변인 신장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