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금융회사에 대한 ‘전염성 탐욕’ 방지 대책이 더 우선돼야
"이익의 사유화, 부담의 국유화?"
한국은행이 금리를 0.75%나 인하하고 은행채를 10조원가량 매입키로 했다. 은행과 기업들의 자금난 해소를 위한 유동성 공급에 한국은행이 두 팔 걷고 나선 것이다.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세계 공조 차원에서 금리 인하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으나, 금리 인하로 발생할 물가상승과 환율상승에 대한 대비책은 충분히 마련됐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일정기간이 지나고서 일정가격으로 되사는 채권인 환매조건부채권(RP)방식으로 은행채를 매입하기로 했어도 경기침체 와중에 실질적인 대출금리까지 낮아질 수 있을지 궁금하다.
더욱이 중앙은행이 은행채를 사주면 회사채나 기업어음 등의 다른 채권의 매입요구가 빗발칠 것인데, 언제까지 국가가 모든 금융회사들의 ‘전염성 탐욕’의 리스크를 무조건 떠안아야 하는가.
은행들의 대출행태를 보면 미국발 금융위기 탓으로만 돌리기 어렵다. 가뜩이나 몸집만 불리려다 리스크 관리에 실패하고 고임금 고배당 ‘돈잔치’를 벌인 은행들의 ‘모럴해저드’가 도마 위에 오른 판국인데, 이에 대한 방지책도 없이 정상적인 신용평가를 통한 채권 매입이 아닌 ‘특혜’를 ‘퍼주기’한다면, 금융회사들의 ‘전염성 탐욕’은 점점 더 추악해질 것이다.
이번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그동안의 과잉유동성과 거품이 몰고 온 파국을 우리는 처절하게 목도하고 있다. 정부는 사후수급대책을 마련하고 유동성 지원에 나서야 하며, 과다공급으로 물가상승을 야기하지 않도록 적절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아울러 은행의 도덕적 해이를 막는 철저한 규제 장치를 마련하는 데도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이익은 사유화하고 부담만 국유화하려는" 금융회사들의 전염성 탐욕을 방지하려는 대책이 더 우선돼야 하지 않겠는가.
2008년 10월 27일
진보신당 부대변인 이 지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