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활동보조라는 것을 하고 있다. 한마디로 장애인이 사장?이고 나는 명령대로 움직이는 노동자라고나 할까. 그러한 계약이지만 이 직업은 철저한 인간관계로 이루어진다. 장애인, 대표적 사회의 소외계층. 그들과 함께하는 생활에 조금은 두려움을 지니고 시작했지만, 행복하다. 여럿이 만나게 되면 이런저런 갈등이야 왜 없겠냐마는, 최소한 내가 기죽거나 눈치보거나 하는 일이 없다. 한마디로 깨끗함. 나와같은 활보가 있어서 자신들이 살아갈 수 있다며 감사해 하지만, 나 역시 그러하다. 만남이 감사하고, 얼마 안되는 돈이지만  살 수 있고, 그 삶이 행복하다. 입으로만 진보하던 나로서는 안량하게나마 보람도 느낀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가면 상황은 달라진다. 그 월급으로는 자식 구실을 할 수가 없다는 것. 지난달 아버님 가시는 길, 수 천이 깨지더라. '야, 통장에 오천은 있어야... 아니 억은 있어야 자식 구실 하겠구나'했다. 부모님 호강은 커녕 말이다. 

주위에서도 재촉한다. "야, 돈을 보고 살아야지.. 네 행복만 찾는 건 그게 바로 이기적인 거야" 


시청 앞에서 진보신당 사람들을 만났다. "나디아가 활보를 하다니 깜놀~"하며 농을 던진다. 그에 나는 진지한 말을 웃으며 했다. "이 일하는게 마음은 편안한데, 돈이 안 돼서..." 그들은 실망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돌린다. 나역시 실망한다.


진보정당이 집권하는 세상은 아마도 내 죽을 때 까지 안 올 것만 같다. 그럴 때 내 가족을 먼저 생각하게 되면, 그 가족들을 진보좌파로 전향시키지 못하는 한, 그렇게 보수적 삶을 살게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스친다.